박찬국, 밥/찬/국 으로 자신의 이름을 해체시키더니 그냥 쿡(Cook)이라 불러달란다. 세상을 요리해 보겠다는 거창한 생각과는 거리가 멀다. 옛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들어선 디디피(Dongdaemun Design Plaza)에 맞서 디알피(Dongdaemun Rooftop Paradise, 동대문옥상천국)를 기치로 세웠다. 

어쩌면 세상을 거칠게 조롱하는 것 같기도 하다가 지상과 천상의 세계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고독한 공간을 찾아 도는 그를 보면서 정처없는 나라 한국의 자화상을 그려주는 희극 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. 동대문은 그 연극의 거창한 무대다. 한 정치인의 욕망과 시대를 풍미하는 유명 건축 디자이너의 욕망이 조응한 지점에 내려앉은 디디피는 동대문과 그 주변의 낡고 분주한 초극의 일상과 맞물려 기기묘묘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.

버려진 옥상들을 엮어 청년들과 지역민들의 일터이자 놀이터로 만드는 동대문 옥상천국 프로젝트가 앞으로 어디로 어떻게 튈지 박찬국 자신도 알 수가 없다.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듣도보도 못한 일들을 벌이는 누군가로 남겠다는 그는, 자신이 하는 일을 한마디로 '뻥치는 거다'라고 일갈한다. '진심어린 구라'도 있다는 사실...